4월 19일 못자리 설치함.
마을 공동으로 이틀에 걸쳐 못자리 설치작업을 했다.우리는 첫날 작업을 했다.너나없이 함께하는 일은 느낌이 새로웠다.작년까지는 다른 마을에 지원하는 형식으로 일에 참여했었다.마을 구성원으로 참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70을 넘긴 어른들이 대부분이셨고,40대이하인사람은 모두4명.그래도 올해엔 젊은 사람이 4명이나 돼서 일이 수월케 끝났다하신다.작년까지 참여하셨던 문영감님 내외는 올해부턴 농사일을놓고 작은정씨아저씨네(70세),큰 정씨아저씨네(73세)구 이장님네(69세),박영감님네(75세),부녀회장님네(55세?),그리고우리집(43살). 우리마을에서는 이렇게 여섯집만 올해 논농사를 짓는다.문영감님네를 포함해 여섯집은 이러 저러한 이유로 텃밭농사정도만 지으신다.우리 마을의 경우 논농사가 농사의 주를 이루므로 못자리 설치하는 일은 예로부터 큰 일이었고 올해역시 온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이는 큰 행사(?)였다.내년에도 이렇게 못자리 같이 했으면 좋겠다. 올해 모인 사람들 모두 모여서.......

모 판에 새싹들이 뾰족하니 돋아나기 시작했다.묘판 위로 부직포를 덮어두었는데도 푸른 빛이 살짝 보일 정도다.한달 후면 본 논으로 시집간다.잘 키워야지.

5월7일 찰벼 직파함.
100평 남짓한 논이 갑자기 생겼다.올해 농사짓는 논 바로 윗 논인데 주인이 농사지을 형편이 않된다며 뭐라도 해보라하기에 부랴부랴 경운기로 꾸미고 찰벼를 뿌린거다.못자리 설치해서 모내기하기엔 너무늦어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못자리의 어린 묘들은 이제 제법 짱짱하다.보름 후면 모내기를 해도 된다. 논마다 물이 새지 않도록 논두렁 손보고 비가오면 물받아 경운기로 꾸미고(로타리치고)모심기할 준비를 해야한다.풀 문제를 해결해 줄 쌀겨와 우렁이도 준비해야한다.미리 준비를 해야 매실 수확 틈틈이 모내기를 시기맞춰 할수있다.몸이 고단함을 느낄 틈도 없는 시기가 이제부터 시작이다.

여섯 마지기 논에 물을 대고 논 꾸미는 작업을 시작했다.트랙터 가진 분에게 부탁할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경운기로 작업하는걸 시도해 보기로 했다.새벽 일찌감치 시작하니 10시가 않되어 세마지기 작업을 마칠 수 있었다.나머지 세마지기는 물을 대놓고 아침을 먹으러 갔다.한낯엔 너무 더우니 힘쓰는일은 해거름에 하기로 하고 마늘밭으로 향했다.너무 가물어 마늘과 양파가 비쩍 말라있다.안스러운 마음에 물부터 주고 김매기를 해주었다.마늘은 벌써 쫑이 나오기 시작했다.김매기와 마늘쫑 뽑기까지 얼추 마무리하고 늦은 점심을 먹었다.잠시 쉬고 다시 논으로 향했다.물이 약간 부족하지만 일단 작업을 시작했다.물이 미처 스미지 못해 딱딱한 부분을 제외하고경운작업 완료.시작하기 전엔 많이 부담스러웠는데 막상 붙어보니 할만하다.나머지 여섯마지기도 내친김에 직접 해야겠다.다음주는 매실밭 풀 베주고 영양제 를 줘야하니 그다음주정도 작업이 가능하리라.논 꾸미는 작업 마치는데로 논두렁 손보고 모내기 시작하면 매실 수확작업전에 마칠수도 있겠다.

오늘 못자리 설치후 덮어주었던 부직포를 벗겨주었다.모판은 초록빛을 뽐내며 가지런히 키를 맟추어 자라있다.한포기를 뽑아 이파리 수를 세어보니 세번째 싹이 나와있다.네번째,다섯번째 싹이 나오면 모내기할 만큼의 키가 되리라.
못자리 손보기를 마친 후 논두렁 손보기를 시작했다.논이 총 네구역이니 하나씩 마무리 지어 나가며 모내기를 준비해야겠다.

21일까지 청계에있는 논 1200평 모내기 준비를 마쳤다.트랙터를 이용하면 하루면 될 작업이지만 경운기를 이용하니 사흘이 넘게 걸렸다.다음주쯤 모내기하고 쌀겨 뿌려주면 된다.
어제 경운기를 덕산골 논으로 옮기고 그쪽논 꾸미기 작업을 시작했다.먼저 경운기 로터리 날 교체작업부터 시작했다.날 교체 후 논에 물 대면서 동시에 로터리 작업을 했다.전날 비가 충분하게 내려서 물걱정은 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물이 적다.그래서 물길을 정비하고 물을 받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경운작업을 잠시 뒤로 미루고 논두렁 정비작업을 하고 또 풀도 깔끔하게 정리를 했다.전체적으로 1차 경운 작업까지 마치니 어두워져 버렸다.주말을 이용해 최대한 논 꾸미기 작업을 해놓고 매실 수확준비작업 틈틈이 모내기를 해야겠다.

5월 31일 오전 모내기까지 마쳤다.5월 10일 논 꾸미기 작업 시작한 이후 청계와 덕산골 논 까지 경운기로 꾸미고 물새지 않도록 논두렁 손보고 이어지는 모심기까지 매실 수확전에 마치기 위해 강행군을 했다.그것도 혼자서.지난 일요일 모내기작업을 마치고나니 온몸에 힘이 하나도 없어 좀 쉬었으면 했는데 새 닭들 종합백신 접종작업이 기다리고 있었고,그 이후엔 뜻밖의 손님 접대건까지 이어졌다.
몸은 엉망이었지만 마음만은 가벼웠다.

다음날,즉 6월 1일부터 매실 수확작업에 들어갔다.새벽 다섯시 반부터 시작해서 저녁 아홉시나 되어야 하루 일과가 정리되는 날들이 약 보름정도 이어진다. 오늘이 사흘째.그리고 첫출하를 했다.

오늘 겨우 논 한번 둘러보고 물꼬 손질 해줬다.
이제 머리만 방바닥에 닿게하면 오늘 일과 끝이다.

논에 물이 마르지 않게 물을 관리하는게 쉽지만은 않다.물사정이 좋은 청계논의 경우는 별 문제가 없지만 덕산골 논의경우 물사정이 좋은편은 아니므로 여간 신경 쓰이는게 아니다. 잘못해서 논을 말렸을경우 다시 물을 대기가 어렵기 때문이다.지난번 가봤을때 물이 적어 물꼬 막고 물을 가두기 시작 했었는데 오늘 가보니 여전히 물이 부족한 상태이다.이번엔 물을 충분하게 받은 후 우렁이를 넣어줘야하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매실 수확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오늘 큰 물량 납품은 완료 되었고 이제 소소한 양만 정리하면 된다. 하여 매실 이외의 작물들에 눈돌릴 여유도 조금 생겼다. 오늘 드디어 논에 우렁이를 넣어주었다.물꼬정비도 조금 하고.어제 비가 많이 온다하기에 물꼬를 모두 터 놓았었는데 다시 모두막고 물을 대기 시작했다.우렁이들은 물 밖으로 나온 풀들은 먹지 않기때문에 가능한 모가 잠기지 않는 범위내에 물을 많이 대줘야한다.이제부터는 논에 김매는 일은 우렁이가 대신해 줄게다. 상황봐가며 우렁이가 남긴 풀들은 한번쯤 김매기 해주면 될게다.

작년까지는 모내기 후 쌀겨를 먼저 뿌리고 며칠후 우렁이를 넣어 주었었다.올해의 경우 우렁이 투입이 먼저 이루어 졌는데, 쌀겨를 넣어주었을경우 우렁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 한 논의 절반정도만 쌀겨를 넣어준 후 상황을 지켜보았다.쌀겨 투입 2일 후 논에 가 상황을 보니 쌀겨를 뿌려준 쪽의 논에는 죽은 우렁이가 많았고 살아있더라도 힘이 없어보였다.기우이길 바랐지만 우렁이 투입 후 쌀겨를 이용하는것은 문제가 있는것으로 판단된다.이후 쌀겨 투입은 안하기로 결정하고 우렁이가 먹고 남긴 풀들은 손으로 매주어야 하지싶다.청계 논의 경우 모내기를 먼저 한 터라 풀들이 제법 자리를 잡고 있는데 요놈들은 천상 김매기를 해줘야겠고,덕산골 논의경우는 우렁이 만으로도 풀문제는 해결 될것 같다.

논바닥에 업드려 풀을 뽑는 작업. 해마다 해온 일이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그래도 다행인건 갈수록 수월해진다는 점이다.처음 풀뽑기에 도전할 당시엔 매일 삼천배 절수련 하는 마음이었지만 올해의 경우엔 오백배 하는 마음정도면 삼사일 정도면 마감 지을 수 있을 것 같다.논 바닥 평탄작업부터 풀과의 싸움은 시작된다는 것을 알게 됐고 논두렁 정비를 철저하게 해서 물관리 잘해야 한다는 사실도 풀을 직접 뽑으며 몸으로 체득했기 때문이리라.우렁이가 마음대로 논바닥을 누비며 풀을 먹을 수 있도록 해 놓으면 궂이 내 몸뚱이 혹사시키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처음부터 몰랐던 것은 아니지만,어떻게 안되겠어 하는 맘으로 쉽게대응한 결과는 혹독했고 ,몸고생 마음고생 실컷 해보고 난 다음 내린 결론은 농사꾼에게 요령을 바라는 마음은 곧 실농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느것이었다. 보다 열린 눈으로 하늘과 땅 그리고 내가 돌보는 작물들을 관찰하고 몸 쓰는데 게으름 피우지 않으면 제법 소출 있는 농사도 지을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이 이는걸 보면 나도 이제 농사지을 기본틀은 잡혀가고있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