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일 : 06-11-16 22:36
 |
우리집은 공사 중
|
|
글쓴이 :
바끄로
조회 : 2,287
|
지금 한 창 공사중인 우리집입니다. 아직은 잘 안보이시겠지만 다음 주쯤 사진을 찍을 때면 대 충 모양은 갖춰집니다.
설명을 잠깐 드리자면 말은 큰 방이지만 어쨌든 독립된 방이 하나 있습니다. 조그마한 다락방이 방안에 있습니다. 좌탁을 놓으면 무언가 할 수 있는 공간은 되지요. 문을 열면 밖입니다. 데크는 깔렸지만 밖은 밖이죠. 노출된...
화장실과 다용도 실과 샤워만 할 수 있는, 세 공간이 하나로 붙은, 큰 방과 지붕을 같이 쓰지만 따로 떨어져 있는 건물이 있지요. 데크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주방겸 거실이 있습니다. 역시 독립된 건물입니다. 이 곳에 있는 다락방은 대따 크지요. 제가 일어서도 머리가 안닿는 곳이 있습니다. 넓기도 하구요.
독립된 건물이 세채가 있는 셈이지요. 왜 소위 아파트형 통자로 짓지 않고 면적 낭비해가며 이런 식으로 짓느냐 라고 물으시면 대답은 무진장 길어집니다. 오시면 답변해드릴 수 있습니다.
근데 도대체 몇평이냐구요?
................................10평입니다.......
에게게~ 무슨 10평짜리 집이 다 있어?
"있습니다."
요즘 선배 귀농인들을 가끔 방문하는 기회가 있습니다.
어떤 분은 귀농한 지 몇 년이 지났는데도 집이 없습니다. 그냥 농가를 빌어쓰고 있지요.
돈이 없어서만은 아닙니다. 그저 집에 대한 소유욕이 없는 것이지요.
비록 집은 초라하지만 집 주인의 따뜻하고 청빈한 기가 서려 있어서인지 빈궁하거나 옹색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대화도 깊어질 밖에요.
또 가끔씩 전원주택 단지에 가봅니다.
집...정말 좋지요. 또 정말 크지요. 그런데 집에 들어가면...사람 냄새 안납니다. 기가 죽지요. 천정 높은 거실에서 클래식은 흐르는데 감동은 없습니다. 집이 크고 가구들도 참 좋다는 생각은 들지만 격의 차이를 느낄 뿐 동화가 되지는 않습니다.
사람에게 저마다 풍기는 기운이 있듯이 집에도 그런 기운이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빈틈없는 사람에게 정이 안가듯 집도 마찬가지인것 같다는 생각이...
너무 크거나 좋은 집은 사람이 기가 눌리는 것 같아 쉽사리 정이 붙질 않습니다.가져보지 못한 사람의 자격지심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 그게 사실이라해도 세상에는 가진사람보다는 가지지 못한 사람이 훨씬 많으니까요.
이거 원...10평짜리 집을 짓는 것에 대한 자격지심이 발동했나 봅니다. 변명이 자꾸 길어지는 것 보니 말입니다.
제 집 다 지어지면
유일하게 '방'이라고 이름 붙여진 공간은 당분간 그냥 방치할 생각입니다.
우리 식구들은 '거실겸 주방과 그 다락방'을 이용할 생각이지요.
'방'은 손님들 몫입니다.
우리 세 식구 한동안은 절대 한 밤중에도 떨어지지 않습니다.
덩치도 그만그만해서 이불 하나가지고 다 덮을 수 있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지금 집에 대한 제가 가지고 싶은 마음은
'10평 짜리 이 집에서 평생을 사는 것' 입니다.
욕심없이 사는 것이 보면 참말로 어려운 일이긴 합니다.
하지만...........그리 살도록 노력은 해야죠.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