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약 14년전, 부산 기장군 장안사 입구에서 찍은 사진이다.

우리 낭군 작은농부와 막 연예를 시작할 즈음~~

쪼그리고 앉은 사내가 작은농부, 오른쪽 하늘색 옷의 여자가 나다.

이 당시만 해도 작은농부와 부부의 연을 맺어 살게될 줄은 몰랐다.

작은농부는 큰 것을 싫어한다. 1등도 싫어한다.

작은 것 1등이 아닌 것을 좋아하고 그렇게 아이들에게 교육시킨다. 

나는 불만이다. 나는 1등을 좋아한다. 욕심도 많다. 그리고 지는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하느님께서 작은농부와 부부의 연을 맺게 하셨나 보다.

당시 나는 도시풍의 새침떼기 아가씨였고 작은농부는 그 때도 농부아저씨처럼 숙숙한 총각의  모습이었다.

지금도 애기한다. 내발등 내가 찍었다고...

작은농부는 전주 상산고등학교를 나와 서울 S대에서 농업을 전공했다.

나의 마음 한 켠에는 얄팍한 계산기가 숨겨져 있었다.

“ 흠!! 이 정도 학벌이면 적어도 밥은 먹고 살겠지. 학생운동을 했다하니 직장생활 하다가 나중에 정치인이

될 수도 있겠고... 부와 명성을 얻을 수 있는 주춧돌이 될 수 있겠다.” 뭐 그런 생각~~

작은농부와의 결혼생활 11년 동안 작은농부는 나의 기대와는 정 반대로 살았다.

최하위 노동자들의 어려움을 비교하였고, 시골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어려웠던 삶을 비교하며 살았다.

그래서 작은농부의 아내도 그렇게 살 수 밖에 없었다.

그 불만은 죽음이 우리를 갈라 놓을 때까지 존재할 것이며 부부싸움의 근간이 될 것이다.

귀농한 지 6년 차, 작은농부는 7년차,

다니던 직장의 발령을 기다리다 나는 1년 늦게 아이들과 부모님을 모시고 귀농하였다.

귀농을 꿈꾸는 도시의 사람들에게 하고픈 말은

절대 신중히 생각하란 것이다.    농촌에서는 딱히 벌어먹고 살 것이 없다. 

솔직히 말해 “귀농은 하지마세요.” 이다.

대부분의 귀농을 꿈꾸는 사람들은 뭐에 홀린 사람처럼 내 충고는 듣지 않고 그네들의 말만 앵무새처럼 되

풀이 한다.

그렇지만 1주일만 살아보시라.

후회가 시작될 것이고 투자한 집과 땅이 그네들의 목을 죄일 것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에 놓일 확률이 높다.

작은농부는 왜 귀농을 해서 지금까지 버티고 있냐하며,

작은농부는 특별한 사람이다.

고집이 있고 욕심이 없다.

안벌고 안쓰는 것이 신념이다.

꼭 필요할 때 쓰고 그 외의 소비는 낭비라 생각한다.

그리고 농약과 제초제를 쓰지않은 건강한 먹걸이를 가족들이 먹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직접 농사를 지어야 한다.

이것이 작은농부가 귀농한 이유이고 그래서 생이 끝날때까지 여기서 농사지으며 살아야 한다.

나는 도시에서 자랐고 도시를 아직 동경한다. 도시의 화려한 불빛이 가끔 그립다.

혹시 님들 중 귀농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다면 상담신청 해도 좋다.

(TV 에서 보는 것만이 진실은 아니다.)